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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를 중심으로 핀란드의 영어교육을 배운다
2017-02-16 (목)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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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를 중심으로 핀란드의 영어교육을 배운다



TEE를 중심으로 핀란드의 영어교육을 배운다

 

 

제3기 청소년기자단 임효정 기자 (hjnara63@naver.com)

 

 

들어가며...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래로 실용적인 영어교육이 대두되고 있다. 초등학교 3-6학년의 영어 수업시간이 2010년부터 주당 1시간씩 늘어나며, 내년부터는 영어회화 전문 강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실용영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영어 정책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바로 '영어를 매개로 영어를 배우는 수업'이다. 이렇게 영어를 영어로 배우는 수업을 TEE(Teaching English in English)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작년에 '영어몰입교육'정책이 발표된 이후로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그 효과와 타당성이 입증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TEE는 무조건적인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혀왔다.
 

이에 E5팀에서는 TEE수업이 가지는 특징과 그 효과, 그리고 한계점을 조사하고 한국수업에서 TEE 도입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하여 한국보다 앞서 TEE수업을 적극 도입한 선진사례를 살펴보고자 핀란드를 방문하였다.


 

핀란드 반타 교육청(Vantaa Education Centre) 방문


핀란드학교에서 15년간 스웨덴어 및 영어 교사로 재직 후 현재 반타 교육청에서 교육관련 담당자로 계시는 니콜라스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니콜라스씨에 따르면 핀란드에는 원어민 교사가 없으며,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2개의 자격증이 필요하고 석사과정을 밟아야 한다. 학생들은 오직 공교육만을 통해 영어를 학습하며 일상생활에서는 영어방송이나 영어원서 등을 통해 영어를 접할 기회가 다양하다. 어떤 과목의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냐는 질문에는 'international school이 아닌 이상 '영어'과목 외의 기타 과목은 핀란드어로 수업한다'고 답했다. 니콜라스씨가 밝힌 TEE교육의 최대 장점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운다'는 점이다.


"인위적으로 주입시키는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내재화할 수 있습니다. 영어가 쉽게 다가오는 것이지요."
한편으로 니콜라스씨는 TEE수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영어를 쉽게 배우다보니 일부학생들은 문법과 같이 어려운 부분에는 취약하다는 것. 고등교육 과정에서 English-academic course를 신청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점은 해소되지만, 학문적인 영어교육을 기피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TEE수업에도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교사 인터뷰

 

1) HAKUNILANRINNE SCHOOL (초등학교)


Q: 처음부터 바로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십니까?


A: 바로 영어를 영어로 수업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간단한 영어회화만이라도 하려고 노력한다. 혹시 학생들이 뜻을 모르더라도 계속 들려주면서 핀란드어로 설명하면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또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교사가 영어를 쓰는 빈도가 높아지고 학생들은 자연히 그에 맞추어 영어실력이 올라오게 된다. 그 뒤 더 높은 학교에 진학하면 이제 학문적인 요소들 또한 영어로 가르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Q: 초등학교 영어 교육에 있어 중요한 점은?


A: 선생님의 자질이 몹시 중요하다. 아이의 모든 교과목 성취도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그 학년에서 요구되는 수준으로 수업을 따라오지 못한다면 방과 후 수업을 한다. 따라서 낙오되는 학생 없이 수업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또한 학교 선생님의 자율이 몹시 중요하다. 핀란드의 대부분의 선생님은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학교나 나라에서 수업을 감시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자율성 있게 학생 개개인에 맞추어 진도를 나가고 활동을 할 수 있다.


Q: 초등학교 영어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A: 영어 과목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학사학위를 따고 영어 자격증을 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석사학위로 교육자 자격증을 딴 경우며 영국에 유학을 갔다 왔다. 다른 영어 선생님의 경우에는 나와는 달리 전형적으로 학사학위 이후 영어 자격증을 땄다. 또한 대학교 때 교수님께서 그의 발음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연수를 다녀오라는 제안을 받고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유학을 했다.


Q: 영어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유학은 필수인가요?


A: 필수는 아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한 교육까지 받았으면 유학을 거치지 않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영국식 영어나 미국식 영어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영어를 공부할 때 발음에 구애받지 않지만, 교사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일관되고 좋은 발음을 들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발음을 교정한다.


Q: 학생들의 영어 실력에 대해 평가하자면?


A: 지금까지의 경험상 영어를 처음 배우는 3학년들도 한 학기만 지나면 활발하게 자기 의견을 영어로 말할 수 있다. 4학년만 되도 외국인들한테 겁먹지 않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할 수 있으며 어휘력을 감안하면 문장 구사력 및 상황 대처도가 뛰어나다.

 

 

2) RUUSUVUOREN SCHOOL (중등학교)

 

Q: TEE프로그램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단순히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교실영어’가 아닌 실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영어를 배운다. 아이들에게 학문적인 것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보다 자연스럽게 영어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수업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TEE의 특성상 말하기와 듣기 연습이 주를 이루게 되는데, 이때 '역할극'을 하면서 여러 상황이 주어지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실용적이다.

 

Q: TEE프로그램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A: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모두다 이해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업에 만족하고 잘 따라오지만, 영어에 재능이 없거나 습득이 느린 학생들은 따라오기 힘들어 하기도 하고,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이해시키기가 힘든 점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을 위해 방과 후에 TEE를 따라올 수 있도록 교과 외 학습을 시킨다.


Q: 수업시간에 영어와 핀란드어 모두 사용하시나요? 그 빈도와 함께 설명해주십시오.
 

A: 물론이다. 대부분의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진다. 가볍게 인사하고 질문하는 것들은 물론, 영어 교과서의 스피치 활동, 듣기, 독해에서까지 영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어휘에 대한 질문 등에는 정확한 배경을 알려주기 위해 핀란드어를 사용한다. 또한 핀란드어에는 없는 문법 요소들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에 문법은 대부분 핀란드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Q: TEE가 성공적인 수업 시스템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 인 것 같다. 영어시간에 최대한 영어로 수업하도록 노력하고,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을 만나면 영어로 대화를 하여 영어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등 끊임없이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또한 교사의 자질도 몹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 중 하나는 학생들이 영어에 대해 가지는 거부감을 줄여주는 것도 포함된다. 학생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전하며 묻는 것에 대답해 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SOTUNKI HIGH SCHOOL (고등학교)

 

Q: 고등학교의 영어교육이 그 전 단계의 학교에서의 교육과 다른 점은?


A: 핀란드의 대학능력검정시험인 Matriculation Exam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숙제로 듣기 및 작문을 연습해온 뒤 학교에서 맞추어 보고 진행한다. 또한 문법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회화시간이 초, 중등학교 때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함께 병행하고 있다.


Q: 문법과 관용어, 지문 구조에 대해 배우는 것 같은데 이 수업에서도 영어로 수업을 하나요?


A: 물론 영어로 수업을 기본적으로 하지만 문법시간에는 주로 핀란드어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영어가 보다 학문적인 파트가 되었기 때문에 지문의 개념과 정확한 문법, 작문 시 도움이 될 관용어 및 표현들을 학습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 인터뷰


※ 인터뷰를 한 학생들의 명단


Ruusuvuoren secondary School
Jenna(14.여) Jade(13.여) Nastja(14.여) Viivi(13.여) Sira(14.여) Niklas(15.남) Anna(15.여) Emma(12.여) Elisa(12.여) Sonja(12.여)
Linnajoen secondary School
Hilma(14.여) Emmaliina(14.여) Helka(14.여) Katarina(14.여) Karoliina(14.여) Siiri(13.여)
Sotunki High School
Tiina(17.여) Suvi(18.여) Joanna(19.여)
Hakunila school 그룹인터뷰 8학년 35명

※ 본 기사에서는 위 학교에서 실시한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학생이 말한 의견만을 실었다.



Q: 영어를 배울 때 영어로 배우는 것과 핀란드어로 배우는 것 중 어느것을 더 선호하십니까? (영어로 배우는 것과 핀란드어로 배우는 것은 수업의 90%이상을 해당언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A: 영어를 배우고 습득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이 쓰고 배워야 하니까, 일단 영어시간에는 영어로 배우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렇지만 100% 영어만 쓰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 TEE시스템을 적응시키며 문법과 같이 어려운 부분에서는 핀란드어로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TEE시스템을 적용함으로 인해 어느 파트에서 영어 실력의 향상됨을 느꼈습니까? (예: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A: 듣기, 말하기뿐만 아니라 어휘와 문법능력까지도 TEE를 통해 많이 향상되었다. 수업시간이 영어로 진행되다보니 당연히 듣기와 말하기는 향상될 수밖에 없다. 선생님이 수업에서 계속 영어를 사용하시니까 문장이 익숙해지고 이로 인해 문장구조를 익히기가 쉽다. 전체적으로 영어가 익숙해지며 읽기, 쓰기도 향상된다. 또한 어휘도 내가 영어를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 읽기와 말하기 파트가 향상되었다. 하지만 가끔 선생님께서 문법을 영어로 설명하실 때가 있는데, 영어를 잘 하는 학생들은 잘 이해하지만 영어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따라가기가 벅차다. 그래서 문법부분에서는 좀 마이너스가 된 것 같다.


Q: TEE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입니까?


A: 일단 국가마다 다른 영어 발음과 문화를 이해하고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훨씬 습득하기가 수월하다. 또한 말하기와 듣기가 영어수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학년이 올라가면서 작문 및 고급 독해를 익혀간다는 점 모두 만족한다. 영어를 과목의 하나로 배우는 게 아니라 언어 자체로 배우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는다. 단점이라면 영어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는 수업이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친구들을 위해서는 방과 후에 수업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Q: 앞으로 TEE시스템이 개선되기 위해 어느 요소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학생들의 수준을 나누는 것이 TEE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핀란드에서는 시험 등수도 매기지 않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짚어주기만 한다. 만약 영어가 미숙해서 TEE 수업이 힘든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는 핀란드어로 영어를 먼저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 교사의 자질, 능력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다. 선생님이 자유자재로 영어를 구사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수업을 하셔야한다. 그리고 TEE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매체의 이용도 필요하다. TV나 인터넷 등의 정보매체가 영어습득과 연계된다면 TEE는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교육시스템이 될 것이다. 또한 쉽고 기본적인 영어회화 뿐 아니라 학문적인 주제의 대화를 많이 삽입하여 어휘력을 늘리는 수업도 있었으면 좋겠다.


Q: TEE의 목표 및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간단히 말해서 영어수업 효과의 극대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최대한 영어를 듣고 말하는 방법이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배우는 목적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핀란드 학교 수업참관

 

 

1) 초등학교의 수업


핀란드의 초등학생들은 3학년때부터 영어를 배우게 된다.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는 아이스크림 섬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본문이 이어진다. 동화책같고 재미있는 구성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엉뚱한 대화를 삽입하거나 리듬감있는 챈트로 문장을 익힐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수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할극'. 어느 학교에서든지 학생들에게 대화를 유도하는 시간이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우연히 만난 사람과 인사를 하는 상황극을 하기도 하고 짝과 함께 본문에 나온 상황을 연습하기도 한다.


사실 저학년의 수업까지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수업에서도 이야기 형식과 만화, 노래, 연극 등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수업형식이 비슷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차이점은 '학생들이 영어에 대해 가지는 태도'였다. 한국의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외국인을 만나면 겁을 먹고 도망가는 반면, 이들은 외국인과 더 많이 소통하고자 하였으며 취미나 연주할 수 있는 악기, 좋아하는 밴드, 키우는 애완동물 등을 물어보며 배운 것을 바로 활용하였다.


핀란드에서는 영어교사가 최대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 시간 외에도 가끔씩 영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쿠닐라 학교의 필리요 교감은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영어로 말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부담없이 영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칭찬을 자주 하여 영어를 잘 하지 못하여 주눅이 드는 학생들이 없게끔 해야 합니다. 또한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참여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핀란드의 학생들은 수업참여도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참여를 열심히 할수록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많은데, 그만큼 핀란드의 학생들은 영어를 더욱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지요."

 


 

2) 중학교의 수업


"Hello. I'm from Iceland. I like playing soccer."


교실에 들어서니, 익숙지 않은 발음의 영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업에서는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의 영어 발음으로 본문을 읽고 있었다.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등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서 사용하는 영어발음을 반복하여 들음으로써, 낯선 발음에 익숙해지고 그 나라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훈련은 핀란드인에게 영어의 본질적인 역할, 즉 세계 공용어로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끔 했다. 미국식 발음만을 강요하는 한국과 대조되는 장면이었다. 사실 영어의 역할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 위한 매개체인데,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정통 영어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영어교육의 목표와도 괴리되는 부분으로서 충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핀란드의 영어교육은 교육의 진정한 취지를 잘 살리고 있었다.


 

 

3) 고등학교의 수업


고등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의 본문은 길고 복잡한 문장들로 구성되어있다. 한국의 교과서 영어본문에 비하여 난이도가 높고 내용도 많았다. (이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어려운 수준의 영어를 배우고 있는 것은 바로 '선택'과목 체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필수로 듣기 때문에 평이한 수준의 텍스트를 배우는데, 핀란드의 경우 English-academic course를 선택해서 듣기 때문에 그만큼 심화된 문장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처음 들어간 수업에서는 '문장 구조 분석'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따지면 숙어로 쓰이는 표현을 찾아 번역하는 연습이었다. 이러한 연습은 한국과 거의 동일했다. 또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문법을 배우고 있었는데, 관계대명사나 전치사, 수량사, 조동사 등의 문법요소가 다루어지고 있었다.


우리와 다른 특이한 점은 '회화'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역할극'이 많았다. 한국의 경우 초등학생 때까지는 역할극 연습을 많이 하지만 중학생이 되고부터 내신시험을 치루면서 그러한 부분은 거의 생략되곤 한다. 대부분 중학교 때부터는 교과서 본문의 단어 뜻을 암기하거나 문장 구조의 중요한 문법사항을 공부하는 것에 시간을 쓴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이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학생들은 영어회화도 소홀히 하지 않고, 실용적인 부분과 이론적인 부분의 성취를 동시에 이루고 있었다. 또한 '축약어나 신조어' 등을 배우면서 실제 현지인들이 최근에 쓰는 영어도 익히고 있었다. 본문의 내용도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굉장히 실용적이었다.
물론 핀란드의 학생들도 시험은 '문법/독해/작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만 공부하고 회화는 소홀히 할 수도 있는데 핀란드는 그러지 않았다. 시험을 위한 공부보다는 성취를 위한 공부가 더 중요했다. 수업시간동안 말하기, 듣기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회화능력도 증진시키고, 한편으로는 문법, 독해, 작문 시간도 편성하여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하였다. 학생들은 이러한 교육 방식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었고 대체로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와 같이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을 평가하기 위한 교육이 아닌, 학생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었다. 영어교육 또한 이러한 인식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 한국의 영어교육은 이전의 학문중심을 넘어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핀란드의 모델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핀란드의 교육 체제가 옳다고 말할 수 없으며, 한국의 교육 체제가 굳이 핀란드와 똑같이 변화될 필요는 없다. 핀란드와 한국은 교육 현실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핀란드의 교육 체제가 아니라 교육 이념이다. 교육이 '평가'가 아닌 '배움'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태도를 통해 한국의 교육을 개선시켜야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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